12번째 타임로그 |2017.02.10

<연애의 이면>, 이영훈

"개에게 물렸을 때가 마지막으로 운 거였어요?"
맞잡은 손을 연호가 흔들었다.
"아니요. 물렸을 때는 울지 않았어요. 녀석이 사라졌을 때 울었습니다."
연호는 천천히 손을 내려 연희의 가슴에 올렸다.
"나를 물고 나서 녀석은 그대로 대문을 빠져나가 도망쳤어요. 다른 건 기억이 희미하지만 녀석의 뒷모습을 보며 했던 생각은 선연합니다. 이대로 가는 거야? 나만 남겨두고? 너무하잖아. 그러자 비로소 울음이 터지더군요." 연호는 씁쓸하게 웃었다.
"개를 본 건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나를 물고 도망치던 뒷모습. 다른 건 몰라도, 흔들리던 꼬리만큼은 눈에 선합니다."
한참 동안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알 것 같아요." 연호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으며 연희가 말햇다.
"개가 왜 사라졌는지."
연호가 연희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쓰다듬었다.
"아마 미안해서 그랬을 거예요." 팔을 둘러 연호를 안으며 연희는 말했다. "왜 물었는지는 몰라도, 아프게 한 게 미안해서. 아마도 그래서, 도망친 거예요."
멍하니 연희를 바라보던 연호가 미소 지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연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그런 거라면 좋겠군요."
연희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연호가 몸을 일으켰다. 바닥에 떨어진 상의를 향해 연호가 팔을 뻗었다. 뭔가를 주워든 후 연호는 침대 밑으로 내려가 연희 쪽으로 몸을 돌렸다.
"천천히 이야기하려고 했지만 더 미루고 싶지 않군요."
연호가 손에 쥔 것을 내밀었다. 작은 상자 안에 반지가 담겨 있었다. 연희는 몸을 일으켰다. 수줍은 듯 살짝 고개를 숙이고 연호가 말했다.
"이대로 연희 씨를 남겨 두는 것은 싫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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