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타임로그 |2017.04.07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불편함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생리통이었다. 언니에게 들어서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둘째 날이면 생리양도 엄청난 데다 가슴과 허리와 아랫배와 골반과 엉덩이와 허벅지까지 부어오른 듯 뻐근하고 당기고 쑤시고 뒤틀렸다. 양호실에 가면 핫팩을 빌려 주었는데, 뜨거운 물을 채운 빨간 핫팩은 너무 큰 데다 고무 냄새가 나서 왠지 그걸 가지고 다니는 게 생리 중이라고 광고하는 것 같아 내키지가 않았다. 그렇다고 두통, 치통, 생리통에 모두 효과가 있다는 진통제를 먹으면 머리가 멍해지고 구역질이 나서 대체로 그냥 버텼다. 매달 있는 일이고, 매번 며칠씩 겪는 일인데 그때마다 약을 먹어 버릇하면 몸에 안 좋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있었다.
아랫배를 움켜쥐고 방바닥에 엎드려 숙제를 하면서 김지영 씨는 이해할 수가 없다, 는 말을 반복했다. 세상의 절반이 매달 겪는 일이다. 진통제라는 이름에 두루뭉술 묶여 울렁증을 유발하는 약 말고, 효과 좋고 부작용 없는 생리통 전용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그 제약 회사는 떼돈을 벌 텐데, 언니는 뜨거운 물을 담은 페트병을 수건에 둘둘 말아 건네며 동의했다.
"그러게 말이야. 암도 고치고, 심장도 이식하는 세상에 생리통 약이 한 알 없다니 이게 무슨 일이라니. 자궁에 약 기운 퍼지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아나 봐. 여기가 무슨 불가침 성역이라도 되는 거야?"
언니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배를 가리켰고, 김지영 씨는 아픈 와중에도 페트병을 끌어안고 낄낄거렸다.

마우스휠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thumbnail

SNS 로그인

닫기
업로드 하려면 파일을 놓으세요.
오늘 시간선택
취소 추가하기
  • 마크다운(Markdown) 문법을 사용하시면 링크, 굵은 글씨, 밑줄등을 표시 할 수 있습니다.
  • 스윙 브라우저, 크롬에서는 설명 입력 창에 이미지를 드래그하거나 붙여넣기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 레이어창 닫기

타임트리 퍼가기 소스코드

아래 소스코드를 복사하여 원하는 위치에 타임트리를 넣어주세요.

템플릿선택

※'확장형' 위젯은 pc버전만 제공합니다.

화면설정
정렬방식
테마선택
닫기

타임트리 앱

지금 구독한 타임트리 소식, 타임트리 안드로이드 앱으로 더욱 쉽게 받아보세요!

GET IT ON Google play 로 앱 다운 받기
닫기
닫기

함께 세상의 변화를 기록하고 공유 하는
즐거움을 나눌 에디터를 초대하세요.

에디터를 찾을 수 없습니다.
초대하려는 에디터의 닉네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