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타임로그 |2017.06.13

<주말, 출근, 산책 : 어두움과 비>, 김엄지

주말

이번 주말에 E는 외로웠다.
그래서 그는 카레를 만들었다.
허무의 늪에 빠져 본 적 있어요? 여자가 그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E는 그 여자의 혓바닥이 두꺼웠었는지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았고, 아무렇게나 양파를 썰었다. 카레 가루를 물에 갰다. 그에게는 양파와 카레 가루가 전부였다.
깊은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를 볶았다. 카레 가루를 개어 놓은 물을 거기에 부었다. 그리고 저었다. 그리고 끓였다. 뜨거운 김이 올라왔다. E는 땀을 흘렸다. 뻘뻘. 그는 뻘뻘 끓는 냄비를 계속 저었다. 열심히 저었다. 너무 빠르지도 느지리도 않으려고 노력했다. 눌어붙으면 안 돼. 눌어붙으면 실패한 카레지. 실패한 카레는 재활용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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